이지숙 작가는 흙을 이용한 테라코타와 민화와의 만남을 통해 
조형성과 회화성을 추구하는 독특한 표현기법을 보여준다.

이지숙 작가는 흙을 이용한 테라코타와 민화와의 만남을 통해 조형성과 회화성을 추구하는 독특한 표현기법을 보여준다.

매화가 있는 방-킨_ 2021 54.3X44.3x6.6cm
매화가 있는 방-킨_ 2021 54.3X44.3x6.6cm

도예로 빚어낸 현대 민화

“도예 특유의 넉넉함과 따뜻함을 좋아한다. 예컨대 회화는 보통 흰 바탕에 선부터 하나하나 그려야 하지 않나. 어떻게 작업할지 구상한 다음 치밀하게 작업하는 식이다. 반면 흙이라는 재료는 꼭 어떤 작품을 만들겠다고 정하지 않아도 작업할 수 있다. 흙을 움켜쥐었을 때 나오는 형태에서 자연스레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고, 때로 흙 자체가 제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지숙의 책가도
그의 책가도에는 전통적인 책가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물들의 구조적 재미와 과거의 사물이 가지는 진중함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화분, 커피, 화장 도구, 오늘 읽은 책(’이기적 유전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엄마를 부탁해’ 등의 책 표지가 그대로 등장한다) 등 현대적 사물이 그려져 있어 감상에 재미를 더한다.


책가도는 조선 후기 그림이다. 남성의 방을 꾸미는 장식적 용도로 쓰였다. 책에는 ‘내가 이만큼 학식이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고, 책과 함께 배치하는 사물은 주로 진귀한 것이었다.


”전통 책가도의 형태를 빌리면서도 현대적 오브제를 배치한 새로운 책가도를 만들고 싶었다. 향기로운 차, 립스틱, 핸드백, 자기함 등 옆에 두고 싶은 사물을 그렸다. 과거 남성의 전유물인 책가도가 아니라 현재를 사는 여성의 책가도라고 할 수 있다.”



도자기로 그린 소품
그는 흙작업이 완전히 건조되는 시간과 가마를 채우기 위해 작품 여러 개를 동시에 진행하는데, 흙 작업만 해도 짧게는 2-3개월씩 하기도 하고 소성이 끝나고 조각들을 다시 맞춰 이어붙이는 작업과정까지 길게는 1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밑작업이 끝난 작업은 아크릴릭 물감을 여러 차례 올려 채색작업을 하여 마무리한다.


작업을 하며, 또 일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 중 가장 나다운 것을 표현하려 노력했다는 작가는 발랄하면서도 화사한 작품을 통해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과 진실된 삶이야말로 진정한 부귀영화’라 말한다.

작가와 작품이 마음을 움직였나요?